2024. 3. 14. 19:34ㆍ인베스트-로그
안녕하세요? 코쟈니움입니다. 작년 9월 반도체 관련 기업 중에서도 최고 관심을 모으며 상장했던 'ARM'에 대해 오늘 간단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ARM의 나스닥 상장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계속 투자 실패로 큰 손실을 봐왔기 때문에, 지난 ARM의 상장은 매우 중요했었고, 다행히고 성공적으로 상장하여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당시에 파산하느냐 마느냐 하던 '위 워크'가 소프트뱅크의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꼽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차량 호출 서비스인 '디디 글로벌'도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았고, 최대주주로 있는 '쿠팡'의 경우에는 상장 후 공모가 아래서 계속 거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고 쿠팡은 역대급 적자를 벗어나 흑자로 전환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겠으나, 그만큼 소프트뱅크는 투자 실패를 많이 겪었습니다.
엔비디아나 삼성전자에게 매각 이야기까지 돌았던 ARM이 결국 지난 9월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지금은 공모가보다 높은 곳에서 주가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ARM은 반도체 설계도(아키텍처)를 만들어서 전 세계의 대형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나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많은 기업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AP 분야에서 ARM의 영향력은 강력하기 때문에 ARM이 없으면 각 기업들이 새로운 반도체를 만드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강력한 무기와 두뇌를 갖춘 기업이 앞으로 어떠한 비전과 발전방향을 가지고 나아갈지, 어떻게 성공적으로 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등 기업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고, 미래가치를 간략하게 전망해 보겠습니다.
ARM(Advanced RISC Machines)
ARM은 영국의 팹리스 반도체 기업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GPU· NPU 등 연산 유닛 아키텍처를 설계하여 최신 칩용 명령어 세트의 라이선스를 파트너(반도체 기업들)에게 부여하고 파트너는 고유한 애플리케이션에 맞게 맞춤화된 칩을 만들도록 하여, 라이선스 및 로열티를 징수하는 기업입니다.
전 세계의 70% 인구가 ARM 기반의 제품이 탑재된 반도체 제품을 사용하며, ARM 기반으로 출시된 칩은 2,500억 개 이상입니다. 또한 ARM 기반의 모바일 AP가 탑재된 스마트폰은 전 세계의 99%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로세서(CPU)가 탑재된 모든 칩들 중 50%가 ARM 기반입니다.
주요 파트너사
ARM의 역사
ARM (Advanced RISC Machines)은 영국에서 탄생한 반도체 기술기업으로, Acorn Computer, Apple, VLSI Technology 세 회사의 조인트 벤처로 생겼습니다. ARM은 컴퓨터 분야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바로 RISC (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기반의 CPU 아키텍처를 처음 개발하고 다른 반도체 제조 업체들과 협력하여 이 기술을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98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영국의 Acorn Computer 회사는 고성능 컴퓨터를 만들기를 원했지만, 그런 컴퓨터에 필요한 CPU를 구하기 어려웠었습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RISC 아키텍처 기반의 CPU를 개발하기로 결정했고, 이 프로젝트는 "Acorn RISC Machine" 또는 ARM으로 알려졌는데요, 소피 윌슨(Sophie Wilson)과 스티브 퍼버(Steve Furber)가 주도하여 ARM CPU를 개발해 냅니다.
처음에는 Acorn의 "아르키메데스" 시리즈 PC를 위한 RISC 아키텍처 CPU를 만들었고, 나중에는 최초의 PDA인 Newton MessagePad에 들어갈 저전력 CPU를 개발하기 위해 Apple과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Newton MessagePad는 성공하지 못했고, 당시 IBM이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PC를 기반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되자, Acorn, Apple, VLSI Technology 모두 ARM(Acorn RISC Machine)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후 1998년, 회사명을 Acorn RISC Machine에서 Advanced RISC Machines으로 변경하고 독립적인 기업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이때 애플(Apple)은 ARM 지분을 매각하고 ARM 기술을 활용하여 아이팟과 같은 제품을 개발하고 이는 매우 성공 적이었습니다. ARM은 RISC 아키텍처를 계속 발전시켜 다양한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업체들에 라이선스를 팔아서 모바일 시장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고, 아키텍처 제작 명령어 툴도 라이선스로 제공하며 협력사들이 자체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아이폰용 CPU를 위해 인텔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대신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ARM 기반의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전 세계 점유율이 급상승하자, ARM은 모바일 시장에서의 위치를 더 강화시키며, 모바일 아키텍처의 주도권은 ARM에게로 넘어가게 됩니다.
주요 제품
이후 ARM은 다양한 협력사와 함께 혁신적인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라이선스 모델을 통해 ARM 프로세서가 다양한 디바이스와 시스템에 사용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반도체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모바일/IoT/컴퓨팅 시스템의 프로세서(CPU)에는 명령어 처리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CISC 방식과 RISC 방식'입니다. 인텔(Intel)이나 AMD가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를 만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칩셋을 제조하는데, 이가 바로 'CISC 계열 아키텍처'입니다. CISC의 장점은 메모리에 부담감이 적고, 다양한 명령어 수행과 우수한 호환성입니다. 다만 코드 밀도가 높아져 처리 속도가 늦어지거나, 명령어의 길이가 가변적이고 복잡한 것이 단점입니다.
다른 한 가지 'RISC' 방식은 ARM의 아키텍처로, 호환성이 낮고 복잡한 명령어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령어가 단순하여 처리 속도가 우수하여 CISC보다 더 효율적이고,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ARM의 기업가치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제일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ARM의 적정 주가와 가치'일 텐데요, 우선은 지난해 9월 5일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에 제출된 증권 신고서에 ARM은 예탁주 9550만 주의 공모가격 희망 범위를 주당 47달러에서 51달러로 제시했다고 합니다. 즉, ARM의 기업가치는 상장 초기 520억 달러였고, 2021년 리비안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IPO로 기록되었습니다.
ARM의 수익구조는 쉽게 이야기해 보면, 파트너사가 늘어나고, 파트너사의 제품들의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늘어납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발전하던 2010년부터 2021년까지는 쉴 새 없이 로열티가 증가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ARM의 매출은 모바일 AP로 눈에 띄게 증가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도 ARM의 설계기술이 하나씩은 들어가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Apple)이 Apple Silicon M 시리즈 자체 칩셋을 만들며, 많은 기업들이 자체 비메모리 반도체의 강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이루고 있으며, 이에 퀄컴(Qualcomm)이 최근 발표한 'Snapdragon X Elite'라는 ARM의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칩셋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더더욱 최근에는 사물인터넷과 AI 전문 기업인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Ltd)'에 전략적 투자를 하며, 저비용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 제공을 위해 연구개발을 더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ARM은 실적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 왔습니다. 전 세계에 ARM 기반 칩 292억 개를 출하했고, ARM IP를 활용한 칩을 2250억 개 출하하며 전년대비 지속적인 견고한 매출 증가를 보여주었으나, 엔비디아 올해 고점에서의 벨류에이션(Valuation 고점 P/E)이 63배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동사의 밸류에이션은 약 108배 수준이기 때문에 꽤나 고평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시가총액 500억 달러 이상 대형테크주들 사이에서 최고 수준의 시총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성장과 컨센서스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주가의 상승에는 기대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엔비디아의 실적 및 주가 상승에 힘입어 ARM의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ARM의 기업 특성상 꾸준히 좋은 기업으로써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맞지만, 현재 시가총액이 약 130조 정도로 매출이 약 3.4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고평가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몇 조원씩 수익을 내도 시가 총액이 5조도 안되는 기업들이 수두룩 한데, 이렇게 보면 나스닥의 힘이 정말 엄청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AI 반도체로 나아가다
2010년부터 20년까지, ARM의 성장 동력은 모바일과 고도화된 컴퓨팅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지금의 스마트폰의 두뇌는 디폴트 값이 되어, 그 미래의 어젠다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급변하는 테크놀로지 시대에서 ARM이 손잡은 것은 바로 'AI 반도체'입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곧 출시할 ARM 기반 프로세서는, AI 반도체의 중심이 되는 기업인 엔비디아의 수혜를 크게 입을 것으로 기대가 되며, 굳건한 파트너 '시놉시스'의 경우에 주요 설루션이 '아키텍처 설계 및 디지털 구현 – 공동 개발한 QiK(Quickstart Implement Kits) 사용 – 최적화된 mW/GHz 용 • Arm/AMBA ® 연결을 지원하는 IP 설루션 • 이기종 3D 설계 스태킹 및 칩렛의 패키지 내 통합 • 소프트웨어 보안 설루션 등'으로, 시놉시스는 AI 반도체 분야의 독과점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매우 견고한 성장을 이뤄내는 기업입니다.
최근 시놉시스와 ARM은, 최신 ARM IP와 EDA 설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매우 중요한데, 엔비디아는 그동안 GPU로 불리는, 그래픽 처리 장치를 만드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전기차에 각종 그래픽 처리 장치의 중요성이 강력해지면서, 자신들의 GPU를 최고로 잘 활용할 수 있는 CPU에 도전하고자 ARM과 손을 잡았습니다.
CPU 시장은 현재 인텔과 AMD가, GPU 시장은 엔비디아와 AMD가 일부의 파이를 가져가는 형식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꽤나 오래전부터 윈도 컴퓨터의 CPU는 보통 인텔이나 AMD를 써왔고, 지금도 그렇게 쓰이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아예 PC CPU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을 세운 것이죠.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서는 ARM 기반 노트북 점유율이 올해 약 15%를 기록할 것이며, 27년에는 최대 25%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이처럼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애플의 실리콘(Apple Silicon) 덕분입니다.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 칩셋은 ARM Holdings에서 개발한 CPU 아키텍처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ARM Cortex-A 시리즈 소속 CPU 아키텍처를 사용하였고, 명령어 셋 라이선스를 취득해 자체적인 ARM 호환 CPU 아키텍처를 설계해 사용하여 만들어낸 칩셋으로, 최근 애플의 컴퓨팅 시장의 전성기를 다시 이끌었던 'M1, M2, M3 등' 군의 CPU입니다.
이렇듯, ARM의 아키텍처 기술은 수많은 대형 빅 테크의 핵심 반도체를 개발하는데 제일 중요한 설계 기술입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의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내의 수많은 기업들도 ARM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어쩌면 지금의 시가총액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가 되는 것이겠죠.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 등 다양한 대기업의 반도체와 기술을 전 세계 크고 작은 회사들이 사용하면 할수록 ARM은 최신 기술의 IP를 제공하며 이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 수취할 것이고, 해당 IP가 쓰이는 다양한 기업의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해당 제품 가격에 연동하여 로열티 비용을 수취하게 되며, 그 성장성은 적어도 PC의 CPU 시장이 변화하는 그 시장 가운데서도 굳건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무리 못해도 엔비디아나 퀄컴의 CPU들이 5년 내외로 나오게 된다면, 현재 인텔과 AMD가 대부분 점유하는 CPU를 기존 구매자들이 소진하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시간까지 약 15년~20년, 그 이후까지도 ARM은 성장 동력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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